영화 <코코>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Dia de los Muertos)의 초대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는 멕시코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깨지지 않는 가족의 유대를 조화롭게 엮은 매우 놀라운 창조물 중 하나이다. 어린 주인공 미구엘은 우리를 매혹적인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 (Dia de los Muertos)의 기념행사에 참여하게 하고 신비롭고 경이로운 죽은 자들의 땅으로 안내한다. 웅장하고 장엄한 죽은 자들의 땅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더욱 활기차고 생기가 넘친다. 화려한 색감의 신비로운 알레브리제와 천상의 빛으로 빛나는 메리골드 꽃잎과 메리골드 다리, 그리고 죽은 자들의 땅에서 펼쳐지는 죽은 자들의 날 기념행사는 어쩌면 산 자의 땅에서의 행사보다 더 즐거워 보이기까지 하다. 죽은 자들의 날은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에 이르는 멕시코의 휴일로 가톨릭의 요소와 결합된 원주민 아즈텍 의식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엄숙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죽은 자들의 날은 삶을 기념하고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기쁘게 추모하는 행사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 고인이 된 사랑하는 가족을 기억하고 좋은 추억을 공유하는 다채로운 기념행사로 묘사된다. 비록 몸은 죽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억한다면 영혼은 죽지 않고 그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죽은 자들의 날이 되면 자손들은 집이나 묘지에 제단을 만들어 메리골드와 양초, 고인의 사진,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 등으로 장식하여 고인의 영혼이 살아있는 세계로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고 그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한다. 제단에 올리는 것들 중 고인의 사진이 제일 중요한데, 제단에 사진이 있어야 죽은 자들의 땅에서 산 자의 땅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설정은 미구엘이 죽은 자들의 땅에서 예기치 못한 조상을 만나게 되면서 제단에 그 조상의 사진을 올리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하게 된다. 또 시각적으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 곳곳에 깔려 있는 강렬한 색감의 메리골드 꽃잎일 것이다. 죽은 자의 꽃으로 여겨지고 있는 메리골드의 강한 향기가 영혼을 산 자의 세계로 다시 인도한다는 믿음 때문에 죽은 자들의 땅과 산 자의 땅을 연결하는 다리를 중심으로 강렬한 레드카펫처럼 눈부시게 깔려있다. 조상들은 이 메리골드 꽃잎 길을 따라 다리를 건너 자손들이 차려놓은 제단까지 갈 수 있으며 자손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메리골드 꽃잎으로 축복을 내려준다. 죽은 자들의 날을 통해 영화 "코코"는 우리에게 가족과 조상을 존경하고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전통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리베라 가족의 비밀, 그리고 미구엘의 꿈과 열정
영화 "코코"의 핵심에는 가족과 사랑, 기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탐구하는 감동적인 서사가 자리 잡고 있다. 리베라 가문의 반대에 부딪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따라가려는 어린 손자 미구엘의 욕망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돌아서며 그를 죽은 자들의 땅으로 안내한다. 미구엘의 죽은 자들의 땅에서의 여정은 그의 소중한 꿈과 깨지지 않는 가족과의 유대 그리고 전통과 열망의 조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여정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리베라 가문의 혈통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기타를 만지고 기타 소리가 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거부할 수 없는 가업을 이어받은 리베라 가족들의 신발 만드는 작업장과 기타를 직접 만들어 연주하고자 하는 미구엘의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망은 전통에 대한 가족의 비장한 헌신과 충돌한다. 죽은 자들의 땅에 자리 잡은 미구엘의 조상들도 미구엘이 음악이 없는 삶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그들의 전통을 지켜주기를 갈망한다. 죽은 자들의 땅에서 만난 매력적인 속임수꾼 헥터로 인해 미구엘은 리베라 가문의 비밀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헥터는 기억의 중요성과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에 어떻게 계속 영향을 미치는지를 눈으로 보여준다. 미구엘은 과거 리베라 가족이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현실과 꿈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해체되었다는 것과, 음악으로 인해 가족이 분해되고 예기치 못한 음모에 휘말리면서 풀릴 수 없는 오해를 하게 되면서 철저히 음악을 외면하고 통제해 왔음을 알게 된다. 음악은 거부하고 이제는 신발 만드는 일을 가업으로 삼은 리베라 가족들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미구엘의 욕망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가족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영화의 제목이자 과거의 살아있는 증인인 미구엘의 증조할머니 코코는 현재를 과거와 연결하는 기억의 열쇠이다. 죽은 자들의 땅에서의 여정으로 리베라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미구엘은 증조할머니 코코의 기억을 통해 가족의 비밀을 공개하기로 한다. 미구엘의 기타 연주에 맞춰 흘러나온 노래를 통해 코코 할머니가 잃어버린 아빠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나게 되고 모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코와 미구엘의 아름다운 듀엣이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다른 가족들도 과거의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리베라 가문의 오래된 음악 금지령은 해제되었으며 다음 해 죽은 자들의 날에는 미구엘의 기타 연주와 함께 리베라 가문의 가족들과 죽은 자들의 땅에서 온 조상들도 함께 음악을 즐기게 된다. 코코 할머니의 존재는 기억의 중요성과 가족을 규정하는 이야기들을 가슴 아프게 상기시킨다. 이러한 정서적 여정은 심금을 울릴 뿐만 아니라 조상에 대한 예우와 가족 유대의 보존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멕시코 문화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이 전통과 열망 사이의 활기찬 대조는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울림을 주며 영화의 가장 중요한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영화 <코코>는 모두를 위한 멜로디 : Remember me
주인공 미구엘의 음악에 대한 큰 열정만큼 영화 전반에는 항상 음악이 함께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코코"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다양하고 서정적인 곡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있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곡들은 영화만큼이나 다양하고 감성적으로 울림이 있는 감동을 준다. 권위 있는 아카데미 최우수 원곡상을 비롯해 평단의 호평과 찬사를 받은 만큼 음악의 언어가 진정성으로 인간 경험의 본질을 담아낼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코코"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중심에는 이야기의 물결과 흐름을 반영하며 영화 전반에 걸쳐 진화하는 심오한 의미의 노래 "Remember Me"가 있다. "Remember Me"는 헥터가 그의 어린 딸 코코에게 불러주는 부드러운 자장가로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이것은 딸에 대한 사랑과 추후 벌어지는 가족의 해체와 오버랩되면서 가슴 아픈 상징적인 노래가 된다. "Remember Me"는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곡의 분위기도 함께 진화한다. 처음엔 부드러운 자장가로 위로하는 속삭임에서 강력한 발라드로 변하며 기억, 유산, 사랑의 영원한 힘, 가족의 유대와 같은 주제에 함께 힘을 보탠다. 영화의 중추적 인물인 델라크루즈의 웅장한 버전 "Remember Me"는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와 분위기로 살아생전 그의 명성을 보여준다. 이 버전은 이야기 내의 다양한 맥락에 적응하는 능력을 드러내며 노래의 다면적 특성을 강조한다. 또 영화 말미 미구엘과 코코 할머니의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듀엣 버전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한다. 감동뿐만이 아니라 미구엘과 코코 할머니가 함께 부르는 "Remember Me"로 인하여 과거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고 그것은 현실에 많은 것들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리베라 가문의 잊혀졌던 조상 헥터를 다시 기억하게 되고, 노래의 주인을 제대로 다시 찾았으며, 리베라 가문의 음악 금지령은 풀리고, 미구엘은 마음껏 노래할 수 있게 된다. "Remember Me"는 단순히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중 한 곡이 아니라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중 하나다. 음악으로 헤어진 가족을 다시 음악으로 이어주는 다리이자 가족의 화합을 이끄는 기억의 조각이다. 이 멜로디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초월한 깊은 울림을 준다. 한국어 더빙 버전의 "Remember Me"는 4곡으로 모두 다른 가수가 불렀는데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묵직하고 설득력 있는 목소리의 윤종신 버전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Remember Me"는 멜로디의 음악적 탁월함을 통해 상상력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기억, 그리고 가족 유대의 영원한 본질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마음속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